목양 칼럼

    가을은 깊었다
    2025-11-20 10:06:29
    수채화조
    조회수   23

    tree-7619791_1280.jpg

    가을은 깊었다 / 나태주

     

    짤랑짤랑 가을햇빛

    소리하기 시작하면

    가벼운 가을햇빛에 등이 밀려

    먼 길 한 번 떠나자

     

    가다가 가다가 서리에

    시들은 호박줄기 만나면 절하고

    무찔러진 고춧대 만나면 또 절하고

     

    낯선 마을 초상집 들러

    꺼이꺼이 울음 한 자루 퍼질러 내놓고

    낯 모르는 상주한테 절하고 나오면서

    붉은 눈시울로 건너다보는 산천은

    얼마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인가!

     

    올해도 아, 가을은 깊었다

    살아있는 목숨은 또 얼마나

    서럽도록 아름다운 것이겠는가!

     

    돌아오는 길

    빈집 마당에 감나무 만나면

    따는 사람 없어 혼자서

    붉어진 감들을 올려다보며 절을

    하면서 또 하면서 돌아오자.

     

    살아있는 목숨은 또 얼마나 서럽도록 아름다운 것이겠는가! 라는 시인의 고백처럼,

    우리 인생의 깊은 가을은 희로애락이 뒤섞여 빚어내는 찬란한 색깔들로 물들어 갑니다.

    이 쓸쓸함 속에서도 빛나는 아름다움,

    때로는 서럽게 느껴지는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미 하나님의 눈부신 작품입니다.

     

    삶의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아름답다는 믿음으로,

    이 깊어가는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전도서 311)

    댓글

    댓글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첨부 파일
    공지 2024년 월간목회 10월호: 영성관리가 전부이다    수채화조 2024-10-02
    공지 2023년 월간목회 10월호 : 기쁨의 50일 공동체훈련 / 그리스도께 돌아가다    수채화조 2024-05-20
    공지 2022년 월간목회 10월호 : 하나님나라 사람들을 세워가는 교회    수채화조 2024-05-20
    공지 2021년 월간목회 10월호 : 영감 있는 예배로 건강한 공동체를    수채화조 2024-05-20
    311 내가 주님을 처음 만났을 때    수채화조 2025-12-03
    310 가까이 가까이    수채화조 2025-11-28
    309 가을은 깊었다    수채화조 2025-11-20
    308 11월의 나무처럼    수채화조 2025-11-07
    307 갈대    수채화조 2025-10-31
    306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수채화조 2025-10-17
    305 가을 노래    수채화조 2025-09-26
    304 섬김은 행복입니다.    수채화조 2025-09-20
    303 그 여름의 끝    수채화조 2025-09-12
    302 마음이 세상을 꽃피운다    수채화조 2025-09-09
    301 9월의 기도    수채화조 2025-09-01
    300 화살 기도    수채화조 2025-08-28
    299 행복 다이어리 촬영을 하면서    수채화조 2025-08-24
    298 캄보디아 단기선교    수채화조 2025-08-20
    297 찜통더위 속의 기도    수채화조 2025-08-19
    1 2 3 4 5 6 7 8 9 10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