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11월의 나무처럼
    2025-11-07 17:24:03
    수채화조
    조회수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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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을 만큼 아니 그이상으로

    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여

    갈 길을 가야겠어요

     

    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 구절 한 구절이 우리의 마음속 여린 곳을 어루만지듯, 그 섬세한 떨림 속에서 우리 존재의 미묘한 감정들과 삶의 깊은 진실들을 오롯이 마주하게 됩니다.

     

    사랑이 넘쳐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으로, 혹은 사랑이 부족한 빈자리로 인해, 메마른 가슴 한편을 쓸쓸함으로 물들이는 시인의 깊은 통찰은 어쩌면 메마른 영혼 깊숙이 새겨진 채워지지 않는 갈증, 오직 거룩하신 하나님만이 온전히 적실 수 있는 그 자리, 그 무한한 사랑을 향한 우리 영혼의 웅장한 아우성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온몸으로 바람을 맞서며 청빈하게 서 있는 11월의 나무들처럼, 우리 또한 세상의 욕심과 번뇌라는 무거운 짐들을 홀연히 벗어던지고, 사랑하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거룩한 갈 길을 굳건히 걸어가길 바랍니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 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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